박스 한 장을 만들려면 외피·내피 라이너와 중간 골심지가 합쳐져야 한다. 등급을 잘못 고르면 강도 부족으로 적재 중 파손이 발생하거나, 반대로 과한 등급을 써서 원가가 불필요하게 올라간다. 2026년 들어 골판지 원지 가격이 12에서 18% 상승한 상황에서 등급 선택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이 글은 박스 제조사·구매팀이 견적과 발주 전에 알아야 할 원지 등급을 한국산업표준(KS T 1004) 분류 기준으로 정리한다.

골판지 원지의 4대 분류 (KS 표준)

골판지 박스를 구성하는 원지는 KS 분류상 크게 네 갈래로 나뉜다.

분류KS 표기주요 용도평량(g/m²) 범위
라이너(외피)KLB · TLB · KS · TL박스 외피·내피110에서 280
골심지(미디엄)SCM · MM박스 중간 골(corrugation)110에서 200
백판지WLB · WLC컬러 인쇄 박스200에서 500
강화·특수KFB · 발수지 · 방청지중량물·수출·내습 박스175에서 280

라이너는 박스 외관과 강도를 결정하고, 골심지는 압축 강도(쌓아 올렸을 때 견디는 힘)를 좌우한다. 컬러 인쇄가 필요한 식품·화장품·전자제품 박스는 백판지를 외피로 쓴다.

KLB·TLB·WLB·SCM 4종 골판지 원지 샘플 비교

1. 라이너(외피) 등급 — KLB와 TLB

KLB(Kraft Liner Board) — 펄프 함유 고강도 라이너

한국 골판지 박스의 표준 외피 라이너 중 강도 기준이 되는 등급이다. 황크라프트 펄프(virgin pulp) 를 일정 비율 이상 함유해 인장·파열 강도가 우수하다. 평량은 110·125·175·225·280g/m²가 일반적이며, 한국산업표준(KS T 1004) 기준 강도 등급을 충족하면서 단가가 합리적이라 음료·식품·수출 박스 외피로 폭넓게 쓰인다.

미국·유럽 표준에서 같은 개념을 ‘KA(Kraft)’ 또는 ‘Kraftliner’로 부르며, 본질적으로 같은 등급이다. 견적서에서 ‘K지’ ‘Kraft급’으로 표기되는 라이너도 KLB 계열이다. 펄프 100%(virgin) 고급 등급은 한국 업계에서도 ‘K급’ 또는 ‘Kraft 100%‘로 별도 표기해 폐지 기반 라이너와 구분한다.

TLB(Test Liner Board) — 폐지 기반 외피

폐지(고지·OCC)를 주원료로 한 외피 라이너다. KLB와 외관은 유사하나 강도는 평균 15에서 25% 낮고, 단가도 같은 비율로 저렴하다. 박스 두께·내용물·적재 단수가 부담되지 않는 일반 택배·생활용품 박스에서 KLB 대신 자주 사용된다. 한국 견적서에서는 ‘TLB’ ‘B급 라이너’ ‘Test Liner’로 표기되며, 한국 박스 외피의 다수를 차지한다.

KS · TL · IB(변형 라이너)

  • KS(Kraftliner Surface): KLB 표면을 백색 도공한 등급
  • TL(Top Liner): 인쇄 품질을 강화한 백색 라이너
  • IB(Improved Board): KLB 강도를 보강한 변형판

컬러 인쇄가 부분적으로 필요하지만 백판지까지는 부담스러운 경우 KS·TL이 절충안이 된다.

2. 골심지(미디엄) — 박스 압축 강도의 핵심

골심지는 박스 두 라이너 사이에 골(corrugation) 모양으로 끼워지는 층이다. 박스를 쌓아 올렸을 때 무너지지 않게 하는 압축 강도(BCT, Box Compression Test)는 사실상 골심지가 결정한다.

등급KS 표기특성권장 용도
일반 미디엄MM(Medium)폐지(고지·OCC) 기반일반 택배·생활용품
반화학 미디엄SCM(Semi-Chemical Medium)반화학 펄프 기반, 강도 우수음료·식품·중량물

골 규격(A·B·C·E·F)도 함께 정해야 한다. A골은 골 높이가 가장 높아 강도가 강하고, E·F골은 얇아 인쇄·디스플레이용으로 쓰인다.

3. 백판지 — 컬러 인쇄 박스용

  • WLC(White Lined Chipboard): 표면 백색 + 이면 회색. 일반 화장품·식품 박스에 흔히 쓰인다.
  • WLB(White Lined Board): 양면 백색, 고급 컬러 박스용
  • 고급 화장품·전자제품: WLB + 표면 코팅 또는 합지(라미네이팅)

백판지는 인쇄 품질이 우선이라 강도는 KLB보다 낮다. 강도가 함께 필요한 경우 백판지를 외피로 쓰고 KLB를 내피로 합지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4. 강화·특수 등급 — 중량물·수출·내습용

  • KFB(Kraft Fluting Board): 강도를 강화한 골심지 변형판, 수출용 중량 박스에 사용
  • 발수지·T지: 방수·내한 처리한 라이너, 수산·축산·해외 수출 등 습기 노출 환경에 사용
  • 방청지: 부식 방지 처리, 자동차 부품·금속 제품 포장

한국 주요 골판지 원지 제조사

견적·발주 단계에서 “이 등급은 누가 만드는가"는 거래선 분산과 공급망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요한 변수다. 한국제지연합회 회원사와 업계 보도 기준으로 등급별 주요 국내 제조사를 정리한다. 회사별 라인업은 합병·라인 조정에 따라 변동 가능하므로 발주 직전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

라이너(KLB·TLB) 제조사

회사위상주요 라인업
태림페이퍼국내 최대 라이너 제조사, 박스까지 수직계열화KLB·TLB·KS, 골심지
아세아제지대형 통합 제지사KLB·TLB, 골심지
신대양제지국내 최초 골판지 수직계열화(원지·골판지·박스)KLB·TLB, 골심지
한국수출포장(KEPP)라이너 전문KLB·TLB
고려제지라이너·산업용지KLB·TLB

라이너 시장은 위 5개사가 대부분의 물량을 공급한다. 태림페이퍼·신대양제지는 골판지·박스까지 수직계열화돼 대형 박스 제조사와의 거래 비중이 높고, 아세아제지는 그룹 내 박스 자회사를 통해 공급한다. 2024년 7월 라이너 3사(태림·아세아·신대양)가 톤당 7~8만 원(약 20%)대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골심지(SCM·MM) 제조사

골심지는 라이너 제조사가 함께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위 라이너 5개사가 일반 미디엄(MM) 외에 반화학 펄프 기반 SCM 강화 등급을 함께 공급하며, 일부 중소 전문 제지사가 SCM 특수 평량을 별도 공급한다. 음료·식품·중량물용 SCM 175g/m² 이상 등급은 사양·평량 편차 검토가 핵심이다.

백판지(WLB·WLC) 제조사

회사위상비고
한솔제지국내 최대 백판지 공장(연 66만 톤)재활용 백판지 GR 인증, 인쇄용지·감열지·라벨지 동시 생산
한창제지백판지 전문산업용지 라인업
깨끗한나라백판지·생활용지식품·생활용품 박스 다수
한국제지종합 제지2023년 세하 합병으로 매출 1조 규모
세하판지 전문한국제지 계열

2024년 3분기 기준 한솔제지·한창제지·깨끗한나라 3사가 국내 백판지 시장의 약 85.4%를 점유한다. 2026년 1월에는 3사가 일제히 톤당 약 12만 원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해, 컬러 인쇄 박스 견적에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

유의: 위 매핑은 한국제지연합회 회원사 정보와 업계 보도(2024~2026년) 기준이다. 신규 라인업·합병·인증 변경에 따라 변동 가능하니 정확한 사양은 한국제지연합회 국내업체 정보에서 확인하거나 각 제조사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발주 시 선택 기준 4가지

박스 발주서를 작성할 때 결정해야 하는 핵심 변수는 네 가지다.

① 무게: 적재 중량과 박스 사이즈

내용물 중량과 적재 단수에 따라 라이너 평량을 결정한다. 다음은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이다.

박스 용도권장 라이너 + 골심지
일반 택배(5kg 이하)TLB 175g/m² + MM 125g/m²
식품·음료(5에서 15kg)KLB 225g/m² + SCM 175g/m²
수출·중량물(15kg 이상)KLB 280g/m² + SCM 강화 등급
컬러 화장품·전자제품WLC 외피 + KLB 내피

② 강도: 압축·파열·박리

  • 압축 강도(BCT): 골심지 등급과 골 규격이 결정
  • 파열 강도(Burst): 라이너 평량과 펄프 함량
  • 박리 강도(Bonding): 라이너와 골심지를 붙이는 접착제 품질

세 가지 강도 중 어느 것이 우선인지에 따라 등급 조합이 달라진다. 적재가 길거나 단수가 높으면 압축 강도, 운송 충격이 잦으면 파열 강도를 우선한다.

③ 인쇄·외관

  • 단색·로고 인쇄: KLB 또는 TLB로 충분
  • 2색 이상 컬러: WLC 또는 KS 권장
  • 고급 디자인 박스: WLB + 표면 코팅
  • 친환경 무인쇄: TLB 단독, 잉크 사용 최소화

④ 환경·인증

  • FSC/PEFC 인증: 친환경 인증 원지. EU 수출용으로 점차 필수화되고 있다.
  • 재활용 비율: TLB는 폐지 기반 비율이 높고, KLB는 펄프 함유로 ESG 보고에 활용 차이.
  • EU PPWR 대응: 2030년까지 재활용 가능 포장재 의무화 흐름에 맞춰 재활용 가능 등급 비중을 높여야 한다.

박스 제조사 직원이 원지 등급표를 보고 발주서 작성하는 모습

2026년 1분기 등급별 가격 동향

2026년 1월 한국제지연합회 자료와 업계 청취 기준, 등급별 가격은 다음과 같이 추정된다(공식 시세 아님, 발주 협상 시 참고).

등급2026년 1분기 톤당 가격 추정전년 동기 대비
KLB 175g/m²약 60에서 70만원+12에서 18%
KLB 225g/m²약 65에서 75만원+12에서 18%
TLB 175g/m²약 50에서 60만원+10에서 15%
WLC 일반 등급약 80에서 100만원별도(인쇄용지 담합 과징금 영향)
MM 125g/m²(골심지)약 50에서 60만원+10에서 15%
SCM 175g/m²(골심지)약 60에서 70만원+12에서 18%

화재·사고로 인한 공급 부족이 5월에도 이어지는 만큼, 단가는 추가 변동 가능성이 있다. 발주 협상 시 한국제지연합회 월별 수급현황과 자체 매입 데이터를 함께 확인할 것을 권한다.

박스 제조사 실무 체크리스트

  • 견적 요청서에 라이너 등급(KLB/TLB/WLC), 평량, 골심지 등급(MM/SCM), 골 규격(A/B/C/E) 을 모두 명시할 것
  • 신규 거래처 발주 전 1톤 단위 시제품을 받아 자체 강도 시험(BCT·파열) 진행
  • 친환경 인증(FSC·PEFC)이 필요한 거래처라면 사전에 라이너 인증 여부 협의
  • 수입 라이너(중국산 KLB·TLB 등)는 KS 규격 적합성과 평량 편차를 별도 검토
  • 계약서에 평량 편차 허용치(±5%) 와 강도 미달 시 처리 조항 명시

자주 묻는 질문

Q: KLB와 TLB, 가격 차이만큼 강도가 다른가요?

KLB는 황크라프트 펄프 함량이 높아 인장·파열 강도가 TLB(폐지 기반) 대비 평균 15에서 25% 높습니다. 다만 일반 택배·생활용품 박스 용도라면 TLB 175g/m²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아, KLB는 음료·식품·수출·중량물·내습 환경에 한정해 검토하는 것이 비용 효율적입니다.

Q: 골심지 등급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MM(일반 폐지 기반)과 SCM(반화학 펄프 기반)이 가장 일반적이며, SCM이 압축 강도가 더 높습니다. 일반 택배는 MM 125g/m²로 충분하고, 음료·식품·중량물은 SCM 175g/m² 이상을 권장합니다. 적재 단수가 5단을 넘으면 SCM 채택 비중이 높아집니다.

Q: WLC 박스는 KLB로 대체 가능한가요?

인쇄 품질이 핵심이라면 어렵습니다. KLB는 갈색 표면이라 컬러 인쇄 시 색이 어두워지고, 잉크 흡수율 차이로 인쇄 품질이 떨어집니다. 컬러 박스는 WLC를 외피로 쓰고 강도가 추가로 필요하면 KLB를 내피로 합지하는 방식이 표준입니다.

Q: 수입 원지 발주 시 주의할 점은요?

중국산 KLB·TLB가 가장 흔한 대안이지만, ① KS 규격 적합성 ② 평량 편차 ③ 해상 운임 변동 ④ 도착 리드타임(3에서 6주) 네 가지를 사전에 검토해야 합니다. 단가는 국산 대비 5에서 10% 저렴할 수 있으나, 공급망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수입 비중은 30% 이내로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 FSC 인증 라이너는 일반 KLB 대비 가격이 얼마나 비싼가요?

인증 유무에 따라 평균 5에서 10%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EU 수출 거래처가 점차 의무화하는 추세이고, 국내 식품·생활용품 대형사도 ESG 차원에서 도입 중입니다. 인증 라이너는 별도 발주 단위(LOT)가 있어 소량 발주 시 단가가 더 오를 수 있어 협의가 필요합니다.

작성자 소개

PackingMaster: 페이퍼팩로그 편집자. 종이 포장재 산업의 시장 동향, 제품 정보, 기술 인사이트를 모아 정리합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