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수출 포장 규제 대응은 이제 “EU는 PPWR, 영국은 별도"로 나눠 볼 일이 아니다. K-뷰티 ODM·OEM과 브랜드가 실제로 받는 질문은 더 단순하다. 바이어는 제품 한 개의 용기, 라벨, 단상자, 인서트, 완충재, 운송 박스가 어떤 재질이고 얼마나 무거우며, 재활용성과 신고 비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묻는다.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 자료에서도 EU PPWR와 영국 pEPR이 함께 다뤄졌다. 이유는 명확하다. EU는 포장재의 재활용 가능성, 과대포장, 제한물질, 재생원료, 라벨링을 법제화하고 있고, 영국은 포장 EPR을 통해 포장재 중량과 재질을 비용으로 연결하고 있다. 특히 영국이 2025년 pEPR 기본 수수료를 공표하면서, 포장 데이터는 지속가능성 보고서가 아니라 견적과 마진을 좌우하는 원가 정보가 됐다.
이 글은 정책 해설보다 실무 준비에 초점을 둔다. 대상은 유럽과 영국에 화장품을 공급하는 브랜드, ODM·OEM, 부자재 구매팀, 포장 개발팀, 수출 영업팀이다.
왜 지금 같이 봐야 하나
EU와 영국은 제도가 다르지만 기업 내부에서 준비해야 하는 원천 데이터는 거의 겹친다.
- 제품 단위 SKU와 국가별 판매 경로
- 1차 포장 용기의 재질, 중량, 부품 구성
- 단상자와 인서트의 종이 등급, 코팅, 창문 필름, 접착 구조
- 완충재와 배송 박스의 재질, 중량, 재사용 가능 여부
- 공급처, 사양서, 시험성적서, 인증서, 변경 이력
- 현지 바이어 또는 수입자가 요구하는 EPR 신고 양식
따라서 PPWR 대응 파일과 영국 pEPR 대응 파일을 따로 만들면 중복 작업이 늘어난다. 제품별 포장 BOM을 하나로 만들고, 그 데이터를 EU용 적합성 검토와 영국용 수수료·신고 검토에 재사용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화장품 포장은 “용기만” 보면 안 된다
화장품 포장 규제 문의가 들어오면 많은 기업이 먼저 병, 튜브, 펌프, 캡 같은 1차 용기를 본다.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수출 현장에서 바이어가 확인하는 범위는 더 넓다.
1차 포장은 내용물을 담는 병, 튜브, 파우치, 단지, 펌프, 캡, 내캡, 라벨, 씰을 포함한다. 플라스틱·유리·알루미늄·복합소재가 섞여 있고, 펌프처럼 금속 스프링이 들어가는 부품은 재질 분류가 복잡해질 수 있다.
2차 포장은 단상자, 슬리브, 세트 박스, 인서트, 설명서, 봉합 라벨이다. 종이 기반이라도 코팅, 라미네이션, 금박, 은박, 창문 필름, 자석, 스폰지 인서트가 있으면 재활용성 판단이 달라진다.
완충·운송 포장은 골판지 상자, 몰드 펄프, 종이 완충재, 에어캡, 폼, 파렛트, 밴드, 스트레치 필름이다. 이 영역은 소비자에게 보이지 않지만 EPR 신고량과 물류 품질에 직접 연결된다.
영국 pEPR 수수료는 포장 설계의 가격표가 된다
영국의 2025년 pEPR 기본 수수료는 재질별 톤당 비용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공식 자료 기준으로 플라스틱은 톤당 423파운드, 종이·카드는 196파운드, 유리는 192파운드, 섬유 기반 복합재는 461파운드로 제시되어 있다. 실제 기업 부담은 책임 주체, 데이터 품질, 조정 수수료, 거래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방향성은 분명하다.
화장품 포장에서는 이 숫자가 다음 의사결정에 영향을 준다.
- 플라스틱 블리스터나 트레이를 종이 인서트로 바꿀 때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가
- 창문 필름이 있는 단상자가 종이·카드로 단순 분류될 수 있는가, 아니면 복합재 검토가 필요한가
- 고급감을 위한 두꺼운 단상자와 세트 박스가 신고 중량을 얼마나 늘리는가
- 샘플 키트, 기획 세트, 온라인 배송 포장이 별도 신고량을 만드는가
- 브랜드가 부담할 비용인지, 영국 수입자·유통사가 부담할 비용인지 계약상 명확한가
핵심은 “친환경 소재로 바꾸자"가 아니다. 소재 변경, 중량 감소, 파손률, 소비자 경험, EPR 비용을 같은 표에서 비교해야 한다.
ODM·OEM은 포장 데이터 소유권을 먼저 정해야 한다
K-뷰티 수출에서는 브랜드와 ODM·OEM, 부자재사, 충진 업체, 물류사가 포장 정보를 나눠 갖는 경우가 많다. 이 구조에서는 누가 데이터를 보유하고, 누가 바이어에게 제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ODM·OEM 관점에서는 다음을 계약 초기에 확인해야 한다.
- 브랜드가 최종 포장 사양서를 승인하는 주체인가
- 단상자와 완충재 부자재를 누가 지정하고 구매하는가
- 포장재별 중량 데이터 제공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 공급처 변경 또는 사양 변경 시 바이어 승인 절차가 있는가
- 영국 pEPR 또는 EU 회원국 EPR 신고 자료를 누가 작성하는가
- 시험성적서와 인증서의 사용 범위가 특정 브랜드·SKU에 제한되는가
브랜드 관점에서는 ODM·OEM에 단순히 “PPWR 대응 가능 여부"를 묻는 것보다, SKU별 포장 데이터 시트를 요구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실무용 포장 데이터 시트 항목
제품 하나당 최소한 아래 항목을 모으면 EU와 영국 문의에 동시에 대응하기 쉽다.
- 제품 정보: SKU, 제품명, 용량, 수출 국가, 바이어, 판매 채널
- 포장 계층: 1차 포장, 2차 포장, 운송 포장, 이커머스 포장 구분
- 구성품: 용기, 캡, 펌프, 라벨, 단상자, 인서트, 설명서, 완충재, 외박스
- 재질: 주 재질과 보조 재질, 코팅·라미네이션·필름·접착제 여부
- 중량: 구성품별 g 단위 중량과 제품 1개당 합계
- 크기: 포장 외형 치수, 빈 공간률 검토에 필요한 내부 치수
- 공급처: 부자재 공급사, 사양서 번호, 변경 이력
- 근거 자료: 시험성적서, 인증서, 공급처 확인서, 재활용성 검토 메모
- 책임 주체: EU EPR, 영국 pEPR, 라벨링, 통관 문서 담당자
이 시트가 있으면 바이어 문의, 견적 산정, 포장 변경 검토, 시험기관 상담을 같은 언어로 진행할 수 있다.

용기: 재질 조합과 분리 가능성을 확인한다
화장품 용기는 미관과 기능 때문에 복합 구조가 많다. 펌프, 스프레이, 에어리스 용기는 플라스틱 외관 안에 금속 스프링, 실리콘 부품, 여러 수지 부품이 들어갈 수 있다. PPWR와 EPR 관점에서는 “대표 재질"만 적는 것으로 부족할 수 있다.
확인할 질문은 다음과 같다.
- 소비자가 캡, 펌프, 라벨을 쉽게 분리할 수 있는가
- 유리 용기에 플라스틱 펌프와 금속 부품이 결합되어 있는가
- 라벨 접착제와 잉크가 재활용 공정에 문제를 만들 수 있는가
- 리필 파우치나 교체 카트리지를 쓰는 경우 본품과 별도로 데이터가 있는가
- PCR 플라스틱을 쓴다면 함량, 공급처, 인증 자료가 SKU와 연결되는가
단상자: 종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안전하지 않다
단상자는 K-뷰티 브랜드 경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종이 기반 포장이라도 재활용성 판단에서는 세부 구조가 중요하다.
실무 체크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 코팅지, 라미네이션, 금속성 박, UV 코팅 사용 여부
- 창문 필름의 재질과 소비자 분리 가능성
- 내부 트레이가 종이인지 플라스틱인지, 또는 복합 구조인지
- FSC·PEFC·재생지 인증을 표시할 경우 적용 범위가 실제 부자재와 일치하는지
- 고급 세트 박스의 자석, 리본, 스폰지, 플라스틱 트레이가 분리 가능한지
종이 단상자를 쓰더라도 비종이 부품이 많으면 영국 pEPR의 재질 분류와 EU 재활용성 검토에서 추가 설명이 필요할 수 있다.
완충재와 운송 포장: 보이지 않는 비용을 줄이는 영역
화장품은 파손, 누액, 스크래치 클레임에 민감하다. 그래서 완충재를 과하게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럽·영국 수출에서는 완충재도 데이터 대상이다.
검토 방향은 다음과 같다.
- 에어캡과 폼을 몰드 펄프, 종이 완충재, 골판지 인서트로 대체할 수 있는가
- 대체 후 낙하, 압축, 진동, 온습도 조건에서 품질 문제가 없는가
- 완충재 중량 감소가 운송비와 pEPR 신고량을 동시에 줄이는가
- 온라인 배송 박스와 수출용 마스터 카톤을 별도로 관리하는가
- 반품 포장이 필요한 채널에서는 재사용 가능 구조를 검토했는가
포장 축소는 규제 대응인 동시에 물류 원가 개선이다. 다만 파손률이 올라가면 반품과 폐기물이 늘어나므로, 반드시 물류 테스트와 함께 봐야 한다.
30일 실행 순서
- EU·영국 수출 SKU 목록을 최신화한다.
- SKU별 포장 구성품을 1차·2차·운송 포장으로 나눈다.
- 각 구성품의 재질, 중량, 공급처, 사양서 번호를 모은다.
- 단상자와 세트 박스의 코팅, 창문, 박, 자석, 인서트를 별도 표시한다.
- 영국 수입자 또는 유통사에 pEPR 책임 주체와 데이터 양식을 확인한다.
- EU 바이어에게 PPWR 관련 요구 문서 범위를 확인한다.
- 포장 변경 후보를 비용, 품질, 재활용성, 납기 기준으로 비교한다.
- 변경 전후의 샘플 사진, 시험 결과, 승인 이력을 파일로 남긴다.
마무리
EU PPWR와 영국 pEPR은 제도명은 다르지만, 화장품 수출기업에 요구하는 실무 역량은 같다. 포장재를 계층별로 나누고, 재질과 중량을 숫자로 관리하며, 책임 주체를 계약과 문서로 남기는 것이다.
K-뷰티 ODM·OEM과 브랜드는 지금부터 용기, 단상자, 완충재 데이터를 한 장의 포장 BOM으로 묶어야 한다. 그래야 바이어 문의가 왔을 때 규정 해석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고, 견적·품질·규제 대응을 같은 데이터로 움직일 수 있다.
작성자 소개
PackingMaster: 페이퍼팩로그 편집자. 종이 포장재 산업의 시장 동향, 제품 정보, 기술 인사이트를 모아 정리합니다.
참고자료
- European Commission, Packaging and Packaging Waste Regulation, https://environment.ec.europa.eu/topics/waste-and-recycling/packaging-waste/packaging-packaging-waste-regulation_en
- GOV.UK,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for Packaging: 2025 base fees,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extended-producer-responsibility-for-packaging-2025-base-fees/extended-producer-responsibility-for-packaging-2025-base-fees
- GOV.UK,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for packaging: guidance collection, https://www.gov.uk/government/collections/extended-producer-responsibility-for-packaging-guidance
-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Global Cosmetic Focus, https://www.kcii.r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