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PPWR이 포장 규제 논의의 중심에 있지만, 미국 수출 기업도 포장 EPR 흐름을 따로 봐야 한다. 미국은 연방 단일 규정보다 주별 제도가 먼저 움직이는 구조다. 같은 미국 시장이라도 캘리포니아, 오리건, 콜로라도, 메인 등 주마다 적용 시점과 운영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이번 글은 미국 전체 법률 해설이 아니라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을 중심으로 본다. 두 주 모두 포장재와 재활용 시스템을 생산자 책임 구조로 옮기고 있고, 한국 수출사 입장에서는 포장재 사양서와 재활용성 자료를 미리 정리해야 한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미국 포장 EPR은 왜 따로 봐야 하나
EPR은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즉 생산자책임제도다. 제품이나 포장이 사용된 뒤 발생하는 회수, 재활용, 처리 비용과 관리 책임을 생산자에게 더 많이 배분하는 정책 방향이다.
EU에서는 PPWR처럼 유럽 전역의 공통 규칙이 강하게 작동한다. 반면 미국은 주별 포장 EPR 법이 따로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 수출 기업은 “미국에 보내면 끝"이 아니라 “어느 주의 소비자 시장에 들어가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포장재 구매팀과 수출 담당자에게 중요한 점은 세 가지다.
- 포장재가 어떤 소재와 구조로 되어 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재활용 가능성, 재생원료, 포장 중량 같은 자료를 품목별로 관리해야 한다.
- 미국 고객사나 유통사가 주별 EPR 보고를 위해 공급사 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
즉 미국 EPR은 현지 법무팀만의 문제가 아니다. 포장 사양서와 납품 자료를 관리하는 구매, 품질, 영업 업무와 연결된다.
캘리포니아 SB 54가 주는 신호

CalRecycle은 2026년 5월 1일 캘리포니아 SB 54, 즉 Plastic Pollution Prevention and Packaging Producer Responsibility Act의 영구 규정이 승인되어 접수 즉시 효력이 발생했다고 공지했다. CalRecycle의 SB 54 안내 페이지도 같은 날 생산자용 업데이트 자료를 게시했다고 설명한다.
CalRecycle 설명에 따르면 SB 54는 포장재와 일회용 플라스틱 식품 서비스 용품을 대상으로 하는 EPR 프로그램을 만든다. 또 포장 폐기물을 줄이고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생산자책임기구, 생산자 안내, 적용 소재 범주, 재활용 가능성 및 퇴비화 가능성 판단 같은 실행 체계를 포함한다.
한국 수출 포장 실무자가 여기서 봐야 할 핵심은 숫자 하나보다 제도 방향이다. 캘리포니아는 단순히 “친환경 포장 권장” 수준이 아니라, 포장재 범주와 생산자 책임, 재활용 가능성 판단, 관련 자료 제출 체계를 구체화하고 있다.
따라서 캘리포니아 시장에 들어가는 제품은 다음 질문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 포장재가 어떤 소재 범주에 속하는가
- 포장재가 단일 소재인지 복합 소재인지
- 재활용 가능 또는 퇴비화 가능 판단 근거가 있는가
- 플라스틱 코팅, 라미네이팅, 라벨, 접착제 정보가 있는가
- 포장재 중량과 출하량을 계산할 수 있는가
- 현지 브랜드사나 수입사가 EPR 보고를 위해 요청하는 자료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포장재 견적서만으로는 부족하다. 재질 구성표, 중량 자료, 소재 변경 이력, 포장 단계 구분이 함께 있어야 한다.
오리건 Recycling Modernization Act가 보여주는 운영 방식
오리건 DEQ는 Plastic Pollution and Recycling Modernization Act가 기존 재활용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지역 재활용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하고, 생산자의 자원을 활용하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이 법은 2021년 입법 세션에서 통과되었고, 2022년 1월 1일 효력이 발생했으며, 재활용 프로그램 변화는 2025년 7월부터 시작된다고 안내한다.
오리건의 특징은 재활용 시스템 운영 개선과 생산자 비용 부담이 함께 언급된다는 점이다. DEQ는 포장된 제품, 종이 제품, 식품 서비스 용품의 생산자와 제조사가 재활용 시스템 개선 비용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고, 오리건 재활용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한다.
또한 오리건은 프로그램 계획, 책임 있는 최종 시장, 분기 보고, 재무 보고처럼 운영 자료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이는 포장 EPR이 단순 선언이 아니라 보고, 비용, 자료 검토,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까지 이어지는 행정 시스템이라는 뜻이다.
한국 수출 기업에게 주는 실무 신호는 분명하다.
- 포장재 자료는 고객 요청이 있을 때 급히 만드는 문서가 아니라 반복 갱신 자료가 된다.
- 재활용 가능 여부는 포장재 공급사 설명만으로 끝나지 않고 현지 시스템 기준과 연결된다.
- 종이 포장이라도 코팅, 창, 라벨, 접착제 같은 부자재가 재활용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 브랜드사와 수입사가 생산자 책임 주체라면 해외 공급사에도 사양 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을 비교해 보면
두 주의 세부 제도는 다르지만, 포장재 공급망에 보내는 메시지는 비슷하다.
- 캘리포니아는 SB 54 영구 규정 승인과 적용 소재 범주, 생산자 안내, 생산자책임기구 운영이 핵심이다.
- 오리건은 재활용 시스템 현대화, 생산자 비용 부담, 프로그램 계획과 보고 체계가 핵심이다.
- 두 주 모두 포장재를 판매 이후 폐기 단계까지 연결해 본다.
- 두 주 모두 생산자나 브랜드사가 포장재 데이터를 더 정교하게 관리하도록 압박한다.
미국 수출 포장 담당자는 이 차이를 법률 조항 암기보다 업무 항목으로 바꿔야 한다. 즉 “어느 주에 적용되는가"를 먼저 확인하고, 고객사가 요구할 수 있는 자료를 포장재 코드별로 준비해야 한다.
한국 수출 포장 실무 영향
한국에서 미국으로 제품을 보내는 기업은 보통 제품 규격, 포장 규격, 원산지, 통관 서류에 집중한다. 그러나 포장 EPR이 확산되면 포장재 자체가 별도 관리 대상이 된다.
특히 다음 업무가 중요해진다.
- 미국향 제품의 포장 단계를 판매포장, 묶음포장, 운송포장으로 나눈다.
- 각 포장재의 소재, 중량, 코팅, 라벨, 접착제 정보를 분리한다.
- 종이, 플라스틱, 복합재, 식품 서비스 용품 여부를 구분한다.
- 현지 브랜드사나 수입사가 어떤 주에서 판매하는지 확인한다.
- 고객사가 요구하는 EPR 보고 항목을 견적 단계부터 반영한다.
- 포장재 사양 변경 시 미국 고객사에 통보할 기준을 정한다.
- 재활용성이나 퇴비화 가능성 표현은 현지 기준 확인 전 단정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종이 포장이니까 괜찮다"는 식의 단순 판단을 피하는 것이다. 종이 포장도 코팅, 라미네이팅, 창재, 완충재, 라벨 조합에 따라 현지 재활용 시스템에서 다르게 볼 수 있다.
포장재 사양서에 추가하면 좋은 항목

미국 EPR 대응을 염두에 둔다면 기존 포장 사양서에 다음 항목을 추가하는 것이 좋다.
- 포장 단계: 판매포장, 묶음포장, 운송포장
- 주요 소재와 부자재 소재
- 구성품별 중량
- 재생원료 사용 여부와 비율
- 코팅, 라미네이팅, 인쇄, 접착제 정보
- 재활용 가능성 또는 분리배출 관련 내부 판단 근거
- 미국 판매 주 또는 고객사 요구 주
- 포장재 공급사와 제조공장
- 사양 변경일과 변경 사유
- 고객 제출 가능 자료 목록
이 항목들은 PPWR 대응 표와 일부 겹치지만, 이번 글의 핵심은 미국 주별 EPR 대응이다. 따라서 유럽 규정용 문서를 그대로 복사하기보다, 미국 고객사가 주별 보고를 위해 요구하는 형식에 맞춰 재정리해야 한다.
마무리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의 포장 EPR 흐름은 한국 수출사에게 하나의 신호를 준다. 미국 시장에서도 포장재는 더 이상 단순 부자재가 아니라, 판매 이후 재활용과 비용 부담까지 연결되는 관리 대상이 되고 있다.
지금 필요한 준비는 거창한 시스템보다 기본 자료 정리다. 미국향 제품의 포장재 목록을 만들고, 소재와 중량, 코팅, 라벨, 재활용성 판단 근거를 포장재 코드별로 정리해야 한다. 고객사가 EPR 보고 자료를 요청한 뒤 시작하면 늦다. 견적과 발주 단계에서부터 포장 사양서가 규제 대응 자료로 쓰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작성자 소개
PackingMaster: 페이퍼팩로그 편집자. 종이 포장재 산업의 시장 동향, 제품 정보, 기술 인사이트를 모아 정리합니다.
참고 자료
- CalRecycle, SB 54 Permanent Regulations are Approved and in Effect, https://content.govdelivery.com/accounts/CALRECYCLE/bulletins/4157d91
- CalRecycle, SB 54: Plastic Pollution Prevention and Packaging Producer Responsibility Act, https://calrecycle.ca.gov/packaging/packaging-epr/
- Oregon Department of Environmental Quality, Plastic Pollution and Recycling Modernization Act, https://www.oregon.gov/deq/recycling/Pages/Modernizing-Oregons-Recycling-System.aspx
